고양이 만성 신부전(CKD)은 진단 시점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대표적인 만성 질환입니다. 조기 진단이 중요한 만큼, 정확한 바이오마커 선택은 치료 성과와 직결됩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두 지표는 크레아티닌(creatinine)과 SDMA(Symmetric Dimethylarginine)입니다. 이 둘은 모두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수치지만, 감지 민감도와 임상 활용성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SDMA와 크레아티닌의 작용 원리, 민감도 차이, 조기 진단 능력, 그리고 임상 적용 시 고려사항까지 상세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1. SDMA와 크레아티닌의 작용 기전과 차이
크레아티닌은 근육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어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 물질입니다. 일반적으로 신장 기능이 약 65~70% 이상 저하되어야 수치가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개체별 근육량 차이가 크기 때문에, 크레아티닌 수치는 같은 질병 상태에서도 큰 편차를 보일 수 있습니다.
반면 SDMA는 아르기닌의 메틸화 과정에서 생성되는 내인성 바이오마커로, 신장의 사구체 여과율(GFR)이 약 25~40%만 저하되어도 수치가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근육량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노령묘나 근육량이 적은 고양이에게서도 신장 기능 저하를 보다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 크레아티닌: GFR 65~70% 이상 감소해야 상승, 근육량 영향 큼
- SDMA: GFR 25~40%만 감소해도 상승, 근육량 영향 거의 없음
2. 민감도 및 조기 진단 정확도 비교
SDMA는 조기 진단 민감도에서 크레아티닌보다 훨씬 뛰어난 것으로 평가됩니다. 2020년 IDEXX 연구에 따르면, CKD 초기에 진입한 고양이 중 약 32%는 크레아티닌은 정상 범위였지만, SDMA는 상승한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SDMA가 CKD 조기 진단에 있어 중요한 도구임을 시사합니다.
특히 CKD Stage 1~2에서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전혀 변화하지 않을 수 있지만, SDMA는 이미 상승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초기 개입이 가능해집니다.
- SDMA 민감도: 85~90% 수준의 CKD 초기 감별력
- 크레아티닌 민감도: CKD Stage 3 이후 상승, 조기 진단에는 한계
또한 SDMA는 혈액 샘플만으로 측정 가능하며, 수치가 일관되게 상승할 경우 CKD 외에도 탈수, 심혈관계 문제, 요로 폐쇄 등도 감별 진단할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3. 임상 적용 시 판단 기준
현장 수의 임상에서는 두 수치를 함께 해석하여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환묘의 나이, 체중, 병력에 따라 우선적으로 참고해야 할 지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노령묘 또는 근육량 감소한 고양이: SDMA 우선 적용 권장
- 다년간 CKD로 추적 중인 환묘: 크레아티닌과 SDMA 모두 경향성 비교 필요
- 다른 대사 질환 병력 있는 경우: SDMA 상승 시 신장 외 원인도 고려
ISFM(국제 고양이 의학 가이드라인)에서는 SDMA가 18μg/dL 이상이면서 크레아티닌이 정상인 경우를 CKD Stage 1로 간주하고, 조기 식이 및 수분 섭취 개선 개입을 권장합니다. 이를 통해 CKD 진행을 늦추는 것이 가능합니다.
✅ 결론: SDMA는 조기 감지, 크레아티닌은 병기 판단
- SDMA는 GFR 변화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 개입에 적합한 바이오마커입니다.
- 크레아티닌은 여전히 유효한 신장 기능 지표지만, 조기 CKD 환묘에서는 민감도가 낮아 단독 사용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두 수치를 병행하여 해석할 경우, 고양이의 신장 건강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노령묘의 정기 검진에 SDMA 검사를 포함시키고, 이상 수치가 발견될 경우 식이 요법과 수분 조절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CKD 예방과 진행 지연에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