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유럽 수의학회의 고양이 CKD 진단 프로토콜

by narina 2025. 4. 6.

유럽 수의학회의 고양이 CKD 진단 프로토콜

고양이의 만성 신부전(CKD, Chronic Kidney Disease)은 중장년기 이후의 고양이에서 매우 흔하게 진단되는 질환입니다. 신장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며, 다양한 대사 장애와 전신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유럽 수의학회(ESVNU)와 ISFM(International Society of Feline Medicine)에서는 보다 정밀하고 표준화된 진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 프로토콜은 전 세계적으로 CKD 환묘 관리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럽 수의학회가 발표한 고양이 CKD 진단 프로토콜의 핵심 항목과 실제 임상 적용 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단계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유럽 수의학회의 고양이 CKD 진단 프로토콜

1. 조기 선별: SDMA, 크레아티닌, 요비중 중심

고양이 CKD의 조기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신장 기능 저하를 가능한 한 빨리 감지하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크레아티닌이 주요 지표로 사용되었으나, 크레아티닌은 체중이나 근육량에 따라 영향을 받으며,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수치가 상승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SDMA(Symmetric Dimethylarginine) 검사가 선별검사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 SDMA ≥ 14 μg/dL: GFR 감소 가능성 있음, 추가 진단 권장
  • 요비중(USG) < 1.035: 신장의 농축 능력 저하
  • 크레아티닌 상승: 일반적으로 CKD stage 2 이후부터 유의미한 증가

이 세 가지 지표를 통합적으로 분석할 경우 CKD의 조기 선별 정확도가 크게 향상됩니다. 특히, SDMA 수치는 탈수나 근육량 감소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노령묘에서 더 유용한 조기 진단 도구로 평가됩니다.

2. IRIS 기준 단계화 + 단백뇨 및 혈압 평가

유럽 수의학회는 CKD가 확인된 경우 IRIS 가이드라인에 따라 질환을 단계별로 분류할 것을 권고합니다. IRIS 기준은 크레아티닌 수치를 기반으로 한 4단계 분류 체계를 사용하며, 여기에 단백뇨(UPC)혈압 수치를 보조 지표로 활용합니다.

  • UPC ≥ 0.4: 신장성 단백뇨 가능성, 진행성 CKD 위험 높음
  • 수축기 혈압 ≥ 160mmHg: 고혈압 관련 손상 가능성 있음

단백뇨는 CKD의 예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신장의 손상된 여과막을 통해 단백질이 누출되며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사구체 손상이 악화되고 CKD의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혈압은 신장뿐 아니라 눈, 심장, 뇌에도 2차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3. 정기적 재평가와 보호자 대응 전략

CKD는 일회성 진단으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며,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상태 평가가 핵심입니다. 유럽 수의학회는 3~6개월 간격으로 다음과 같은 항목의 검사를 반복할 것을 권고합니다.

  • SDMA, BUN, 크레아티닌, 전해질, 인(P), 칼슘 수치
  • 요침사 분석, USG, 단백뇨(UPC)
  • 식욕, 수분 섭취량, 체중 변화, 구토 여부, 활력

고양이는 증상을 숨기고 조용히 진행되는 CKD 특성상,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매우 중요합니다. 보호자가 놓치기 쉬운 변화(물그릇 자주 찾기, 구토 빈도 증가, 체중 감소 등)를 체크리스트화하여 수의사에게 제공하는 시스템도 점차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호자 교육은 CKD의 조기 발견과 진행 억제에 큰 역할을 합니다.

✅ 결론: 유럽 진단 기준은 CKD의 관리 방향을 제시한다

  • SDMA, USG, 크레아티닌을 중심으로 한 조기 선별은 CKD 진행을 늦추는 첫 단추
  • IRIS 기준 + 단백뇨 + 혈압의 3요소는 치료계획 수립과 예후 예측에 필수
  • 보호자와 수의사의 협업이 고양이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짐

고양이 CKD는 장기적인 질환이지만, 체계적인 진단 프로토콜과 맞춤형 모니터링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합니다. 유럽 수의학회의 프로토콜은 국내 수의 진료에도 적용 가능하며, 표준화된 접근법을 통해 더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